오늘날 기업 환경에서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 이하 D&I)은 단순한 윤리적 가치나 트렌드를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다양화, 글로벌 진출 가속화, 구성원 세대교체 등의 흐름 속에서, 기업이 각기 다른 배경과 생각을 가진 인재를 어떻게 조직에 통합하고 역량으로 전환할 것인가는 중요한 경영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직 차원의 D&I 전략 수립 방법, 성과 측정과 관련된 KPI 설정법, 그리고 국내외 성공사례를 통한 실행 인사이트까지, 이론과 실천을 아우르는 가이드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1. 조직 내 D&I 전략 수립의 필요성
D&I 전략 수립은 단순한 마케팅 캠페인이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다양성과 포용을 체계적으로 접근하려면, 조직 전체의 비전과 연결된 장기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현재는 MZ세대 구성원이 빠르게 조직 내 주류로 편입되고 있으며, 이들은 ‘가치 기반의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조직 문화와 경영 전략 전반에 걸쳐 D&I가 내재화되어야만 우수 인재 확보가 가능합니다.
전략 수립의 첫 단계는 조직의 현재 D&I 수준을 진단하는 것입니다. 구성원 구조,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 커뮤니케이션 문화 등을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하여, 어떤 영역에서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이때 체크리스트 방식의 자가 진단 도구, 외부 전문 컨설팅 기관의 지원 등을 통해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는 다양성의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입니다. 성별, 연령, 인종, 장애, 국적 등 외형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교육 배경, 사고방식, 성격, 업무 스타일, 신념 등 비가시적 다양성까지 포함되어야 하며, 이는 조직의 문화 성숙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핵심은 경영진의 강력한 커밋먼트와 리더십의 참여입니다. CEO 및 임원진이 D&I 가치를 명확히 인식하고 실천 의지를 표현해야 하며, 공식적인 선언과 더불어 정책 및 예산 투입, 성과 연계 등 실질적인 실행이 동반되어야만 조직 전체에 영향력을 줄 수 있습니다. 리더십의 참여 없이는 포용성이 지속가능한 문화로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D&I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체계 및 내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단순히 ‘이론 전달’에 그치지 않고, 구성원의 무의식적 편견(Unconscious Bias), 팀 내 소외 현상 등을 개선하기 위한 워크숍, 시뮬레이션, 스토리텔링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전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2. D&I 성과 측정을 위한 KPI 설정 방법
D&I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성과 지표(KPI)를 통해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특히 수치적 지표뿐 아니라 구성원의 체감, 인식 변화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KPI 설정이 중요합니다.
- 구성원 다양성 비율 관리
채용, 승진, 이직률 등 인사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집단이 조직 내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 리더 비율, 장애인 고용률, 다문화 배경 직원의 채용률, 연령대 다양성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 지표들은 성별/직급별 세분화 및 연도별 변화 추이를 통해 전략의 효과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 포용성 체감도 조사
D&I는 단순히 다양한 인재가 존재하는 것을 넘어서, 이들이 실제 존중받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 속에서 일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연 1~2회 조직 내부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나는 내 의견이 존중받는다고 느낀다”, “내 배경이 차별 없이 받아들여진다”, “조직 내에서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 등의 문항으로 정성적 지표를 수집해야 합니다. - 교육 프로그램 참여율 및 행동 변화 추적
D&I 교육의 수강률, 이수율, 만족도는 기본이고,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 이수 이후 소속 부서 내에서 어떤 개선 활동이 있었는지,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등을 팀 단위로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 외부 평가와 인증 획득 여부
기업의 D&I 활동은 외부로부터의 신뢰도 확보도 중요합니다. ESG 보고서 내 D&I 항목 공시, 정부기관의 다양성 인증, 글로벌 지수(DJSI, MSCI ESG 등) 내 평가 등 외부 시각에서의 인정도 유의미한 KPI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KPI는 단순히 결과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략적 의사결정의 기초자료로 쓰여야 하며, 반기 또는 연단 위의 리뷰를 통해 전략 수정에 활용되어야 합니다.
3. 국내외 성공사례로 보는 전략 실천법
전 세계적으로 D&I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문화 내재화, 투명성, 리더십 기반 실행력을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Inclusion is Innovation’을 모토로, 전사적 차원의 D&I 전략을 실행 중입니다. 다양성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며, 인종, 성별, 연령뿐 아니라 LGBTQ+ 구성원 통계도 공개합니다. 내부적으로는 모든 리더에게 ‘인클루시브 리더십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제품 개발 단계에서도 다양한 사용자 관점을 반영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합니다. 특히 전 직원 대상 피드백 루프를 운영함으로써 실질적인 문화 개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 구글(Google)
구글은 ‘Diversity Annual Report’를 통해 채용 및 유지율, 리더십 구성의 다양성, 직원 만족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Employee Resource Group’ 제도를 통해 인종, 성별, 장애, 성적지향 기반의 내부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이들이 제품 개선, 캠페인 기획 등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D&I 목표를 리더의 성과평가 기준에 포함해 실행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 SK텔레콤 (국내 사례)
SKT는 2020년대 초부터 포용경영을 핵심 가치로 제시하고, 여성 리더 육성, 장애인 고용 확대, 가족친화 제도 도입 등 제도적 실행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내부 소통 채널을 통해 D&I 우수사례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D&I 리더십 포럼’ 등 내부 커뮤니티 활성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ESG 연차보고서에 D&I 항목을 명확히 구분해 공시하고 있어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 무신사 (스타트업 사례)
수평적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배경의 인재 채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전공자, 커리어 전환자, 경력단절 여성 등의 채용을 통해 다양성 확대에 앞장서고 있으며, 직급 없는 자유로운 의견 교환 문화는 포용성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내 D&I 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속 가능한 문화 구축을 목표로 활동 중입니다.
이러한 성공사례들은 단순한 인사 정책이나 제도를 넘어서, 조직의 철학과 리더십이 전략 실행을 견인하고 있으며, 이를 구성원과 함께 만들어 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큽니다.
- 결론 -
D&I는 단순한 ‘정치적 올바름’이나 사회적 요구를 넘어서, 기업의 성장, 혁신,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전략 수립은 조직의 현실 진단에서 시작되며, 명확한 방향성과 함께 실행 가능한 KPI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경영진의 확고한 리더십과 구성원 모두의 자발적 참여가 함께할 때, 진정한 다양성과 포용의 조직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귀사의 D&I 전략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설계해 보세요. 변화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